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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와 유방에서 배우는 지혜 [3 호]
  • 작성자운영자
  • 작성일2003.12.29 13:53
  • 조회수19545

중국 역사상 가장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영웅을 통해 현대의 경영을 돌아본다

역사 소설은 과거를 통해 인간을 보게하고 미래의 모습을 그려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과거에도 숱한 사람이 있었고 이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가를 보면서 삶의 자세를 가다듬어 주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국민작가로 평가되는 시바료타로의 소설은 그 점이 특히 강조된다.원문을 단순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 맞춰 재해석하고,삶의 본질을 이야기한다는 점이 남다르다.
그러기에 그의 책은 일본에서는 무엇이든 베스트 셀러가 됐고,2차대전후 패전을 딛고 일본이 다시 일어서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도 듣는다.

시바료타로의 '항우와 유방(시바료타로 지음,양억관 옮김,달궁 출판사 펴냄)'은 불과 7년 동안의 천하쟁패이지만 왜 이들이 후세에까지 이름을 남기고 있는가를 극명하게 전해준다.

항우와 유방은 철저하게 대비되는 인물이다.
항우는 뼈대있는 가문 출신에 머리도 총명하고,힘도 천하장사였던 빼어난 인물이다. 24살의 젊은 나이에 천하를 놓고 장정에 나선다.
유방은 동네 건달 출신에 일자 무식이며 힘도 없었다.그가 천하쟁패에 나선 것은 40살의 나이.

그런만큼 싸움에 있어서도 항우는 백전백승이었다면 유방은 백전백패였다.유방이 거의 유일하게 이긴것이 항우와의 마지막 싸움이었고,이때도 그는 승리를 기대하기 보다 패배하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져봤자 한번 더 진다는 생각을 갖고 임했다.

그러나 결국에 승자는 유방이 된다.
그가 적수가 될 수 없을 것 같던 항우와의 7년 전쟁에서 이기고 천하를 쟁패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항우가 질 수 밖에 없었고,유방이 이기게 된 이유를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항우의 군대는 검은 색으로 치장한 무적의 군대로 항상 싸우면 이겼고, 때문에 그들의 진로는 직선이었다.
유방의 병력은 나약하고 수적으로도 열세였다. 게다가 각 지역의 사람들로 이뤄져 하나로 뭉치기 힘든 잡군이었다. 때문에 전투의 궤적은 어지럽기 짝이 없는 취객의 발자국과도 같았다.

항우와 유방의 차이는 출신성분이다.
항우는 요즘말로 말하면 쪽집게 과외를 받고 자랐다.총명한데다 그런 과외까지 받으니 인물이 출중한 것은 당연지사이다.본인이 잘난 만큼 주위 사람들에 신경쓸 필요는 별로 없었다.
유방은 세상과 부대끼며 살았다.하늘을 지붕 삼아 돌아다니며 친구 덕분에 먹고 살았다.당연히 백성들의 호흡을 몸으로 느낄수 있었다.

주변의 인재에도 차이가 있다.
인재에 둔감한 것이 바로 항우군의 특징이었다.용기는 항우 하나로 충분하고,지혜는 범증 하나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항우군 수뇌부에서 인재를 널리 구하는 자세나 행동이 나올리 없었다.특히 남을 못믿어 항씨 일족으로 운영을 했다.한신같은 인재가 항우를 떠나 유방으로 가게 만들었다.

유방은 자신이 잘못하는 것은 남에게 맡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피보다는 뜻을 중시했다.
전체적인 전략은 장량이 짜고,총사령관은 한신이 맡고,후방의 보급 일체는 소하가 책임졌다.중국사에서 이 세 사람만큼 멋진 조화를 이룬 예는 아직 없다고 할 정도이다.
싸움에 져 도망을 치면서 말에 부담이 된다고 같이 타고 가던 아들과 딸을 버릴 정도로 일족에는 무심했던 사람이다.

항우와 유방은 고객이라 할수 있는 백성과 파트너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차이가 있다.
항우는 내가 잘난 만큼 백성들을 돌보지 않았다. 오랜 전투 속에서 한 번도 고향의 父老들을 찾아간 적이 없고,또한 높은 직위에 있는 대리인이라도 파견하여 그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게 한 적도 없었다.
항우는 적을 만들었다.주위의 제후들을 포용하기 보다는 적대세력으로 만들어 항상 반란군과 싸워야 했다.

유방은 항상 백성을 챙겼다.부상을 입어 퉁퉁 부은 몸을 하고서도 부로들을 만났다.
그러나 유방은 때로 관중까지 갔다.광무산에서 부상을 입얼을 때도 퉁퉁 부은 몸을 수레에 싣고 관중으로 돌아가 부로들과 술자리를 가졌다.그랬기 때문에 관중의 부로들은 젊은이들을 무한정 유방의 전선으로 보내주었다.
주위 제후들에게는 당근을 주어 내 편으로 끌어들여 천하를 통일하는데 큰 힘이 되게 했다.

유방이 백전백패를 하면서도 끝까지 취한 행동이 있었다.싸움에 있어 항상 선두에 섰다는 점이다.

저자는 유방의 행동을 두 가지 단어로 설명한다.
하나는 虛이다.
크고 넓은 빈 그릇으로 남을 포용할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俠이다.
일단 인간적인 연대가 이루어지면 모든 계산과 보신주의에서 벗어나 상대를 지켜주었다.
이 협이 위기에서 유방을 구했고 천하를 제패하게 했다.

유방은 결코 도덕심이 강한 인물은 아니었다.
탐욕도 있었고 여자도 밝혔다.
하지만 그에게는 밝음이 주위를 감쌌고 항상 주변 사람을 배려했다.

유방과 더불어 천하제패를 이룬 인물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개고기 장수가 있는가 하면 주먹패,마부도 있고,하급관리도 있다.이들이 유방과 어울리며 황제가 됐고,제후가 됐다.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는 것이 여기서 나온 말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은 독불장군은 오래갈수 없고,개개인의 힘은 좀 약할지라도 뭉치면 세진다는 점이다.
기업을 하던,연구를 하던 새겨들을 대목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