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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저력을 파헤친다…이건희 개혁 10년 [7 호]
  • 작성자운영자
  • 작성일2004.03.19 13:18
  • 조회수20157

이건희 개혁 10년 : 삼성초고속 성장의 원동력(김성홍, 우인호 공저/| 김영사)

재벌에 대한 평가만큼 극과 극을 달리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한쪽에서는 압축 성장을 이끈 1등 공신이라고 치켜세우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가장 먼저 개혁이 돼야 할 대상이라고 깎아 내리고 있다. 어느 편이 더 객관적이고 공정하든, 우리 경제에서 재벌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재벌에 대한 평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 자체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 중에 우리나라 재벌의 대표격인 삼성에 대한 책이 나왔다. 일간지 헤럴드경제(구 내외경제)에서 삼성의 출입기자로 지내온 김성홈, 우인호 기자가 삼성이 개혁 10년만에 국내 재벌기업에서 전세계가 주목하는 세계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개혁의 토대가 됐던 ‘삼성 신경영 전략’을 공개한 것이다.

1993년 당시 삼성전자의 고문이던 일본인 후쿠타가 작성한 ‘삼성의 미래는 없다’라는 보고서(so called, 후쿠타보고서)를 계기로 이건희 회장은 그 유명한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한다. 그 자리에서 삼성그룹에 '신(新)경영'이라는 마스터플랜을 공개한 것이다.

그 신경영이 시작된지 작년으로 꼭 10년째. 이 책은 삼성 개혁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 개혁의 중심에 있었던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 그리고 글로벌 삼성의 신경영 신화를 객관적으로 평가함으로써 급격하게 변해가는 세계 경제의 새로운 환경 속에서 ‘기업은 어떻게 변화된 환경을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첫째, 돌다리와 나무다리 - 도전의 시대, 남보다 먼저 해야 성공한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 리스크를 최소화해서 신중히 기업을 경영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경영자들은 이 말처럼 행동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는 기업환경의 변화가 그다지 크지 않았고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생산자 중심의 시대에나 통하던 것이다. 지금은 ‘누가 먼저, 남이 안 한 것을 시작하는가’하는 것이 경쟁력의 관건이다. 이제는 돌다리가 아니라, 나무다리라도 있으면 건너가야 한다. 그것도 뛰어서 남보다 먼저 가야 한다. 그렇다고 무모한 모험을 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나무다리를 건너더라도 그것이 ‘다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나름대로 조사하고 분석해 본 다음 뛰어서 건너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바람직한 경영자상 - 경영자는 종합예술가

경영은 하나의 종합예술이다. 급변하는 기업 환경을 극복하고 기업을 경영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사람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최고경영자다. 훌륭한 경영자가 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지만 우선 중장기적으로 명확한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아랫사람들이 스스로 따라오게 만드는 리더로서의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경영에 필요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통찰력과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경영자는 단순히 월급을 받는 의미의 전문경영인이 아니라, 평생직장의 개념으로 자율경영을 실천하는 진정한 프로가 되어야 한다.

셋째, 종합기술자 - 만능 박사는 아니라도 관련 기술은 다 알아야

예전에는 기술자가 자기 전문 분야에만 정통하면 되었으나 앞으로는 종합적인 사고 능력을 갖추고 다른 분야까지 폭넓게 알아야 한다. 잘 팔릴 상품을 어떻게 하면 불량을 내지 않고 싸게 만들어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연구해서 해결하는 종합 기술자가 되어야 한다.

유능한 기술자가 되려면 우선 자기 분야의 기술 핵심을 정확히 알고 변화의 추세도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내가 제일이다’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자기의 약점과 강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기술고문에게 배울 때에도 겨우 일부를 알고 나서 ‘다 알았다’고 생각하거나 조금 안다고 자기 고집대로 해서는 안 된다.

넷째, 초일류기업 - 가장 좋게, 가장 빠르게, 가장 싸게

초일류기업이란 기업다운 기업, 기업 본연의 모습에 충실한 기업을 말한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경제 행위 집단으로서 국민경제에 기여하고 국가의 재력을 뒷받침하며, 더 나아가서 인류사회에 공헌할 사명이 있다. 이 사명을 다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품과 서비스를 가장 좋게, 가장 빠르게, 가장 싸게 공급하는 것이다. 건전한 기업 이념을 바탕으로 한 바람직한 문화 없이는 이러한 사명을 다할 수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업, 108억달러(약 13조원)의 브랜드 가치, 브랜드 가치 증가율 세계 1위, 미국 유수의 경영대학원들이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하는 기업, 메모리반도체·평면TV 등 18개 첨단제품에서 세계를 주름잡는 기업 등은 삼성에 쏟아지는 찬사들이다. 삼성은 신경영 선언 10년 만에 매출 4배, 이익 66배 성장이라는 놀랄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지금까지 끊임없이 변해온 삼성,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는 삼성, 앞으로도 변해갈 삼성을 통해 우리 기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